2014. 11. 17. 12:38

불  씨

도몬 후유지 지음 / 김철수 옮김 / 굿인포메이션


우와~ 감동의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하게 흠뻑 빠져서 본 책이다. 이런 책이 있었구나~~~ 세상에 이런 멋진 책의 존재를 난 참 타이밍 좋게도 지금 알았구나~~~ 감탄을 하면서 계속해서 책장을 마구마구 넘겼다. 일본 에도 시대에 무너져가는 번에서 일어나는 "개혁"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 절절해지고 뜨거워지고 때로는 눈시울이 붉어질 때도 있었다. 단순히 소설이라기 보다 경영서 같으면서도 영화소설같은 참 다양한 매력이 넘치는 책이다. 

개혁이 있으려면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는 하루노리의 마음. 이 책의 핵심인 것 같다. 무엇보다 개혁 주도자인 하루노리의 심리 묘사와 갈등에 대한 묘사 부분이 상세해서 하나하나 그 마음을 뼈져리게 공감이 갔다. 실제를 바탕을 한 소설이라 더 신빙성이 가는 건 사실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더 흥미가 점점 높아진 것 같다.

주인공 하루노리에게서 배울 점이 너무 너무 너무 많다. 무엇보다 자신의 "잘모름"을 바로 인정하고, 그걸 그대로 다 받아들이며 다른 사람들의 조언에 귀 기울인다. 그리고 자신이 솔선수범하여 절약을 하고 개혁의 움직임에 손수 땅을 파는 등 말만 하는게 아니라 몸소 보여주는 모습에서 감동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에 이야기를 급 마무리하면서 내용 전개가 너무 빨라 거의 요약에 가까워지는 이 소설 끝부분에 참 큰 아쉬움이 남는다. 차라리 한 권을 더 쓰지 ㅜㅜ

원서로 갖고 싶은 소실이 되었다. 아마존 재팬을 뒤져서라도 사놔야겠다. ^0^


*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이 있다면,

개혁의 과정과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는 과정을 찬찬히 상세하게 보여준 점

책 중간 중간에, 소설이지만 현대 시대의 상황에 맞게 내용 요약을 하여 정리하여 주는 점

번역이 자연스럽게 잘 되어 쉽게 술술 읽게되는 점~


*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은,

2권 마지막 부분에서 급히 마무리하면서 내용 전개가 너무 빨라져서 감정이입이 안 되고, 스토리 이해도가 낮아지게 된 점

실제로 어떠한 인물인지 공부를 더 해봐야겠으나, 소설책에서 너무 하루노리를 "영웅화"한 것 같아 더 공부해봐야겠음

말만 하지말고 행동에 움직이는 능력.

보고 배워야겠다.

불끈!



[1권]

p25
(사람이 필요하다)

하루노리는 새로운 생각이 들었다.


p40
물론 자네들에게만 변해달라고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니야. 나도 이제까지의 내 자신을 바꾸어갈 걸세. 현재의 자기변혁은 번의 개혁을 위해 우선적으로 성취하지 않으면 안 되는 모두의 의무인 것이야.


p55
(헤엄치는 방식을 바꾼다는 것은 사는 방법을 바꾸는 것이다. 이 개혁이 지금에 와서 가능할 것인가)


p56
지금의 기업 경영행동 패턴에 맞추어보면,
- 기업목표의 설정
- 필요한 정보의 공개와 분석
- 해결책 연구와 전해요소의 인식
- 장애극복을 위한 사기진작, 전 직원의 참가


p62
(번정의 개혁은 정치를 개혁하는 것보다도 사람의 개혁이 먼저 시급하다. 그 점이 어려운 것이다.)


p117
(이 죽어버린 재와 같은 요네자와에 어떤 씨를 뿌린들 자랄 수 있겠는가. 아마 곧 죽어버릴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기에 지금 이 번의 백성들은 아무도 희망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아! 나는 너무도어려운 번에 왔다. 젊고 아무것도 모르는데다가 경험도 없이 이 번에서 번민의 부를 위하여 번정개혁을 실행하려는 것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격이 아닌가. 어쩌면 나는 요네자와성에서 개혁의 첫걸음도 내디디지 못하고 힘없이 먼 양지의 나라로 보내지겠지.)

그러던 중 하루노리는 아무 생각없이 차가운 재 속을 담뱃대로 휘 저어보았다.


하루노리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러기에 가신들도 불에 주의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재 속에 작은 불씨가 남아 있었다. 그것을 본 하루노리의 눈이 갑자기 빛났다.

그리고 하루노리는 무엇을 생각했는지 가마 모퉁이에 있던 목탄상자에서 새 겸은 탄을 꺼내어 남은 불 옆에 놓았다. 그리고 담뱃대를 화통대 대신으로 해서 후우훅 불기 시작했다. 즉 남은 불을 새 탄에 옮기려 하였던 것이다.


p119
그런데 탄들은 아무리 화통대로 불어도 한동안은 불이 붙지 않는다. 그러나 그 속에 한 개나 두 개쯤 불이 붙는 탄이 있겠지. 나는 지금 그것을 믿을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너희들이 불씨가 되어주어야 한다. 너희들의 가슴속에 타고 있는 불을 어쨌든 뜻이 있는 번사들의 가솜속에 옮겨주기 바란다. 성에 도착하면 제각기 부서로 흩어져 가게 된다. 그 부서부서에서 기다리고 있는 번사들의 가슴에 불을 붙여주기 바란다. 그 불이 반드시 개혁의 불을 크게 일으켜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가마 속에서 열심히 작은 불로 커다란 탄에 불을 붙이려고 했던 것이다.


p124
열아홉 살에 불과한 어린나이지만, 분별력과 행동의 신중함 그리고 항시 미소를 잃지 않는 냉정함을 갖춘 매우 성숙한 인간이었다.


p131
분을 가라앉히고 표면상으로는 싱글싱글 웃으면서 하루노리는 말했다.


p162
다른 지역의 개혁이 실패하게 된 원인에 대해 세이가샤 무리들은 다음과 같이 분석해 놓고 있었다.

- 개혁의 목적을 잘 몰랐던 점

- 추진자가 일부 사람으로 제한된 점

- 개혁을 실행하는 정부요원 전원에게도 개혁의 취지가 철저히 알려지지 않은 점

- 개혁의 목적이나 방법이 친절하게 번민에게 알려지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된 점

- 개혁이 추진되면서 막부나 번이 홀가분해지면 당연히 번민의 부담도 가벼워져야 하는데 반대로 막부나 번이 증세를 한 점

- 개혁을 추진하는 관료는 전부 명문출신의 상위자로서 부하에 대하여 지시명령의 방법으로 일관하며 하급자의 고통을 깊이 이해하거나 동정도 하지 않는 점 등등


p210-211
하루노리에게도 이러한 공기가 민감하게 느껴졌다.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하루노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희망이란 목표다. 무엇을 위한 근검절약인지 번사들은 아직 그 목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나쁘다. 내가 확실하게 목표를 제시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루노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시큰둥해 있는 번사들에게는 책임이 없다. 그렇게 만든 책임은 전부 번주인 나에게 있다고 자신을 꾸짖었다. 


p219
지금 나는 내일 벌어질 일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오늘 하루하루 열심히 살 일만 생각하고 있다.


[2권]

p72
<손핑>이라고 하는 말은 <비판을 좋아함>이라는 의미가 포함된다. 그러기에 이 유행어가 쓰이는 곳에서는 의논도 활발했다. 그러나 개혁이라고 하는 것이 결코 한올 흐트러짐없이 정연하게 추진되지는 않는다. 번 내에는 아직 옛날 번정의 방식을 잊지 않고 과거의 것에 집착하고 있는 인간도 많이 있었다. 당연히 개혁을 반대하고, 하루노리를 비판하며, 하루노리가 처단한 중신들을 동정하는 무리들이었다. 


 



Posted by 아이스티를 즐기는 여자
TAG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