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17. 18:13



'엄마'라는 존재를

다시 생각해보는 책
엄마를 부탁해



         by 신경숙 / 창비


우리나라 여성 대표 작가 중 한 명인 신경숙 작가의 소설을 그리 감명깊게 읽은 책이 없었다.
"바이올렛', '외딴방', 또 뭘 읽었지?
그냥 그랬다.
가볍게 읽을만한 소설이라 생각했었고 문체에서나 묘사부분에서나 딱히 "멋지다!"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종로 영풍문고에서 신간 <엄마를 부탁해> 홍보차 사인회를 갖는
신경숙 씨를 멀리서 보고는 '아~ 새 책 나왔나보다' 했었다.
쑥스러운 듯 웃으며 한 명 한 명에게 인사하는 그녀와, 빨간색 책을 들고 길게 줄을 선
그녀의 팬들을 무시해 버린채, 난 그저 '뭐 읽을 거 없나' 하면서 서점을 둘러보았었다.


이 책을 읽은 지금.
그 때의 나의 행동이 참 후회된다. 그녀의 사인을 받았어야 하는건데...
감사하다고, 이런 생각을 갖게 해 줘서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싶을 정도로 
내가 읽은 소설 중에 가슴에 와 닿는 책이 된

<엄마를 부탁해>.

한 마디로 말하자면,
내가 나중에 조금은 후회를 덜 할 수있도록 도와준 책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마음을 먹게 만든 책이다.


본 내용의 시작
 -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그리고 에필로그의 시작
 - 엄마를 잃어버린 지 구개월째다.

이 말을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아직 겪지도 않은 일인데, 가슴 한켠에 검은 연기가 퀘퀘하게 낀 것처럼
답답하고 막막해진다. 언젠가는 겪을 일이라는 걸 알기에, 알면서도 잘 안되기에 더욱 가슴이 져며든다.

우리 엄마도 당신의 엄마를 잃어버린지 20년이 넘었다. 엄마도 나와 같은 시절을 보냈고, 더 많은 일들을
겪어오셨다. 그리고 지금은 당신 자식들을 위해 저렇게 매일같이 밥은 잘 챙겨먹는지 걱정하시고 혹여나
날씨 갑자기 추워지는 날이 오면 "오늘 춥대" 문자를 보내신다. 나는 아직 부모의 마음을 모른다. 부모가 되어
보지 않으면 그 마음을 정말 손톱의 때만큼도 모른다고 하지만, 책을 통해 그 마음을 조금은 아주 조금은
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많은 책들이'부모' '자식' '사랑'을 다루지만 이 책만큼 그 마음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는
책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내용에 있어서 많은 부분 공감가는 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특이한 "관점"이 한 몫
크게 거든 것 같다.

엄마 당신이 글을 쓰면서 자신의 입장을 말하는 가운데 자식의 입장, 그리고 남편의 입장을 그려낸다.
자식인 나는 자식의 입장이 되면서도 동시에 엄마의 입장에 함께 서서 이야기에 동참할 수 있다.
그래서 더더욱 엄마의 솔직한 심정과 자식들의 심정이 그대로 느껴진다. 마음 절절해질 만큼말이다.

너무 가슴아파서 쥐어짜고 싶을 정도로 곤두 선 신경들을 건드리고 또 건드려댔다.

엄 마.
참 가슴 아픈 말임과 동시에 행복한 말인 것 같다.
맘껏 부를 수 있는 '엄마'라는 존재가 곁에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그리고 그 감사함을 지금 할 수 있는 이 때에 표현하고 또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p262
나는 엄마처럼 못사는데 엄마라고 그렇게 살고 싶었을까?
엄마가 옆에 있을 때 왜 나는 이런 생각을 한번도 하지 않았을까.
딸인 내가 이 지경이었는데 엄마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얼마나 고독했을까.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채로 오로지 희생 해야 했다니 그런 부당한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어.

언니. 단 하루만이라도 엄마와 같이 있을 수 있는 날이 우리들에게 올까?
엄마를 이해하며 엄마의 얘기를 들으며 세월의 갈피 어딘가에 파묻혀버렸을 엄마의 꿈을 위로하며
엄마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내게 올까? 하루가 아니라 단 몇시간만이라도 그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엄마에게 말할 테야. 엄마가 한 모든 일들을, 그걸 해낼 수 있었던 엄마를,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엄마의 일생을
사랑한다고.
존경한다고.




( Contents ) ----------------------------------------------------------------------------------

1장
아무도 모른다

2장
미안하다, 형철아

3장
나, 왔네

4장
또다른 여인

에필로그
장미 묵주

해설 | 정홍수
작가의 말
 
Posted by 아이스티를 즐기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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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2.18 07: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작가님 작품중에 단연 최고라 할만 했습니다. 서평 잘 읽고 갑니다~

  2. 수니 2010.01.14 17: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년 최고의 책!!